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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 아스트라 리뷰 (고독한 우주여정, 아버지와의 거리, 침묵이 남긴 질문)

by notesbyverano 2025.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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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애드 아스트라 라는 영화를 처음 보게되었습니다. 요즘 워낙 OTT가 잘 되어 있다보니 어제는 편하게 집에서 보았네요. 우주 배경영화이기도 하고 심지어 브래드 피트가 배우로 나오는데, 제목도 처음 들어본 영화라 처음에 깜짝 놀랐습니다. 왜 이 영화를 이제까지 몰랐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소재도 배우도 좋아하는 영화라 바로 선택해서 맛소금 팝콘 먹으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애드 아스트라는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의 영화였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화려한 SF 액션이나 스케일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더군요. 많이들 떠올리는 격투씬이나 전쟁 같은 장면도 나오진 않았습니다. 대신 이 영화는 한 인물의 내면을 따라가는 데 집중하며 그의 서사를 담담히 그려냅니다. 사실상 우주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일일 뿐, 영화 자체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우주라는 공간을 통해 인간의 고독과 관계, 그리고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진작 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영화 애드 아스트라 포스터 이미지

고독한 우주 여정과 인간의 얼굴

영화는 주인공 로이 맥브라이드의 임무로 시작합니다. 그는 미 육군 소령으로 우주인이었던 아버지를 동경하고 우주를 꿈꾸며 우주 안테나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업무를 하던 중 강력한 우주 폭풍 때문에 지구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죠. 원인을 조사하며 태양계 외곽에서 발생하는 정체불명의 에너지 폭주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한 임무를 받아 그는 우주로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임무는 단순한 과학적 문제 해결이 아니라, 로이 개인에게 있어서는 오랜 시간 외면해 왔던 감정과 마주하는 여정이 됩니다. 왜냐면 그 우주 폭풍은, 사실 임무를 하다 실종된 줄로만 알았던 그의 아버지가 아직 해왕성 근처에 생존해 그쪽에서 발생한 에너지 때문에 생긴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로이는 극도로 절제된 인물로 나옵니다. 심리 평가에서도 항상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 차분함이 강인함이라기보다는 감정을 차단한 결과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본인 아버지가 아직 살아있고 그 생존 신호라는 것을 안 순간 부터 생각도 많아지고 감정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우주라는 공간은 인간을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시키는 장소이고, 그 안에서 로이는 결국 자기 자신과만 대화하게 됩니다. 동료와의 관계도, 조직과의 소속감도 점점 희미해지고, 오로지 임무와 독백만이 남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로이가 왜 이렇게까지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왔는지를 천천히 짐작하게 됩니다.

영화 속 우주는 아름답지만 한편으로는 한없이 차갑고 냉정합니다. 달과 화성조차도 이미 상업화되고 군사화된 공간으로 묘사되며, 인간의 손길이 닿은 곳에는 언제나 경쟁과 폭력이 따라온다는 모습도 함께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달의 풍경이 지구와 똑같아진 모습을 보고 한편으로는 저게 미래의 모습인가 싶다가도, 결국 똑같은 클론으로 전락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죠. 이 설정은 인간이 어디로 가든 결국 같은 문제를 반복한다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그래서 로이의 여정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탐험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본질적인 고독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남은 거리감

애드 아스트라의 핵심에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로이의 아버지 클리포드 맥브라이드는 인류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우주 비행사였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 태양계 끝으로 떠났던 인물입니다. 우주 어딘가에 있는 지적생명체를 찾기 위해 떠난 그는 그 미션을 위해 자기의 모든 삶을 바치고 희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그는 인류의 영웅이었지만, 동시에 가족에게는 끝내 돌아오지 않은, 가족을 버리고 뒤로 한채 떠나버린 사람이었습니다. 로이는 그런 아버지의 그림자 속에서 자라왔고, 그 부재는 그의 삶 전반에 깊게 남아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를 봤을 때 로이가 그저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동경하는 것으로만 보였는데, 알고보니 로이는 아버지를 존경하면서도, 동시에 이해하지 못 하는 상태였습니다. 아버지가 선택했던 길이 인류를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자신의 집착을 위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따라다니죠. 영화는 이 질문을 명확한 답으로 정리하지 않습니다. 대신 로이가 아버지를 향해 다가가며 느끼는 복잡한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가며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그 감정에는 기대도 있고, 분노도 있으며, 결국에는 체념에 가까운 감정도 섞여 있습니다.

인상적인 점은, 영화가 아버지를 이상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위대한 업적 뒤에 숨겨진 고립과 집착, 그리고 그로 인해 무너진 관계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게끔 연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질문을 던집니다. 위대한 목표를 위해 개인적인 관계를 희생하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가, 그리고 그 선택의 대가는 누가 감당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 질문은 우주라는 배경을 넘어, 현실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다가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정말 우주라는 배경은 그저 거들 뿐, 진자 하고 싶은 얘기는 인간의 드라마 그 자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침묵이 남긴 질문과 여운

애드 아스트라는 설명을 최소화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장면들이 침묵 속에서 흘러가고, 로이의 내레이션 역시 모든 감정을 정리해 주지는 않습니다. 이런 점은 우주라는 공간 속에서 오히려 더 잘 어울리고, 잘 녹아드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오히려 그 침묵과 여백이 저에게 더 많은 생각을 남기는 것 같기도 했고요. 이 영화는 친절하게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쪽에 가깝다고 보여집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인간은 결국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는 점이라고 느꼈습니다. 아무리 먼 우주로 나아가고, 아무리 위대한 목표를 세운다 해도, 인간이 완전히 혼자 존재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로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에 남는 감정은 거대한 희망이나 절망이라기보다는, 그냥 잔잔한 평화 속에 떠오른 깨달음애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아번에 본 영화 애드 아스트라는 자극적인 전개나 화려한 장면을 기대하기보다는, 천천히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며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생각할 시간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이지만, 결국은 인간의 고독과 관계, 그리고 존재에 대한 이야기였네요. 이런 좋은 작품을 왜 몰랐을까 싶다가도, 아예 놓치지 않고 결국은 보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처럼 SF를 좋아하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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