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저에게 닥터 스트레인지는 처음부터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워낙에 좋아하는 마블 시리즈라는 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때문이었습니다. 영국드라마 시리즈 셜록을 엄청 좋아해서 요즘도 가끔 한번 씩 볼 정도인데, 셜록에서 보여줬던 그 특유의 집중력과 캐릭터 장악력은 볼 때 마다 감탄하게 됩니다.이런 그의 이미지가 그대로 떠오르다 보니 이번엔 또 어떤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해 보여줄지 자연스럽게 기대가 되더군요. 컴버배치가 연기했던 다른 영화들도 꽤 인상적이었고, 수학자 역할로 암호를 풀어내던 작품처럼, 천재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인물을 참 설득력 있게 표현했던 게 기억납니다. 그래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이건 뭐 무조건 믿고 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영화관 가서 보자마자 왜 이 배우가 선택되었는지 금방 알 수 있었고, 그만의 캐릭터 해석과 표현을 보며 정말 찰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컴버배치의 존재감이 만든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인물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캐릭터는 사실 정확히 마블 히어로의 한 명으로 보기에는 사실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원래 외과 의사였고, 그것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주 잘 나가던 의사였다는 점이 이 인물의 기본적인 서사의 출발점을 만들어줍니다. 실력이 너무 뛰어나서 자부심이 생기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자신감이 어느 순간 자만심에 가까운 지점까지 가버렸다는 게 문제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다 사고로 인해 손의 뼈가 다 부서지고 근육이 모두 찢어지며 제 기능 할 수 없게 되고 나서야,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한정된 세계만 보며 살아왔는지 깨닫게 됩니다. 잘 나가던 시절, 그는 항상 어렵더라도 반드시 성공할 수술, 본인을 빛나게 할 수술 등만 했고, 성공 확률이 어려운 수술 등은 가차없이 거절해왔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했던 바로 그 똑같은 이유로 다른 의사들에게 수술을 거절당하면서, 과거의 자신을 그대로 마주하게 된 것이죠. 그 과정에서 스트레인지는 급격하게 무너지고, 멘탈이 부서질대로 부서진 그는 괴팍한 성질마저 그대로 보여줍니다. 짜증과 집착,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태도까지 이어지는데, 그중에서도 항상 곁을 지켜주던 크리스틴을 밀어내기 까지 합니다. 아무리 힘들게 해도 꼭 옆을 지켜주던 그녀에게 상처주는 모습을 보며 저도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절망적인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렇게 까지 하면 옆에 누가 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런 절망과 아픔 속을 헤메다 찾게 된 곳이 바로 ‘카마르타지’이고,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일명 '에이션트 원'을 만나면서 마음의 세계, 수련, 그리고 통찰이라는 수행을 하게 되는데, 스트레인지의 이전 가치관과는 어떻게 보면 완전히 다른 어쩌면 충돌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컴버배치가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한 연기를 아주 멋지게 표현해 냈다고 생각합니다.
동양적 수련의 매력이 만든 독특한 마블의 세계관
닥터 스트레인지가 마블 세계관에서 독보적인 이유는 히어로의 힘이 기술이나 신체 능력이 아니라 ‘수련과 깨달음’에서 비롯된다는 점입니다. 사실 그 동안 마블 히어로 들은 대부분 첨단 기술이나 압도적인 파워를 앞세운 능력과 역량을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정신의 힘을 활용하는 마법이라는 컨셉이 다소 신선한 면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히어로들이 외부 장비나 신체적 힘을 기반으로 했다면, 스트레인지는 마음을 다스리고 세계의 원리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능력을 넓혀갑니다.
수련 장소가 인도나 중앙아시아 분위기와 겹쳐 보이는 배경이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건축물이나 의복, 강의 방식뿐 아니라 정신적 지도자인 에이션트 원의 존재 자체가 어느정도 동양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딘지 모를 동양 어느 곳의 문화와 정취가 맞닿아 만들어낸 분위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부분이 서양 히어로 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결이 섞여 있다보니, 그 덕분에 다른 마블 영화와는 좀 다른 색다른 색감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트레인지가 빠르게 기술을 익힐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한 재능 때문만은 아니라고 느껴졌습니다. 물론 그는 본래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지만, 그 이전의 삶에서 모든 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파고들어 해결해왔던 성향이 수련 과정에서 그대로 발휘된 것처럼 보였어요.
마법 세계의시각적 확장과 도르마무의 장면
닥터 스트레인지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저는 영화 마지막에 이르러 보여주는 도르마무와의 대치 장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장면이 워낙 화제가 되어 우리나라에서는 의미없이 반복되거나, 그냥 일반적으로 반복되는 상황이 있을 때 '도르마무'라는 표현을 정말 많이 사용하기도 할 정도입니다. 이 대치 장면 속에 보여지는 반복되는 시간 속에 자신을 가둬버리는 방식은 기존 마블의 전투 구조와 전혀 다른 형태였고, 싸움의 전략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새롭게 해석한 시도였다고 생각했습니다. 무한 시간의 연속속에 있는 존재에 대해 대항하기 위해 끝없는 반복을 이용해 상대를 지치게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상당히 기발했고, 스트레인지가 가진 장점이 어떤 방식으로 빛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장면이 어찌보면 상당히 유쾌하기도 했고, 수없이 죽음을 당하면서 희생하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결정도 대단해 보였죠.
또한 이 영화는 공간이 뒤틀리는 장면들로도 유명합니다. 도시 전체가 접히거나 회전하고, 마법 쓰는 인물들이 움직일 때 주변 환경이 유기적으로 변형되는 장면은 지금 봐도 꽤 인상적입니다. 이런 표현 방식 덕분에 영화가 가진 몰입감이 훨씬 더 강해졌고, 단순한 액션보다는 ‘보는 체험’에 가까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후 스트레인지는 다른 마블 작품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만큼 세계관 확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이야기의 중심을 잡는 인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흐름을 보면, 닥터 스트레인지 1편이 얼마나 중요한 출발점이었는지 다시 한번 느껴집니다. 이후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와 다른 어벤져스 시리즈 리뷰에서도 또 이야기 해보겠습니다.